
지난번 칼럼, 기억 나시나요? 저희는 캘리포니아의 눈부신 해변에서 시작해 깊고 어두운 우주로 뻗어나가는 메타의 XR 코드명 연대기를 살펴보았습니다. HMD와 함께 - 혹은 그 안의 -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투명한 글래스를 끼고 은하수를 유영하겠다는 마크 저커버그의 웅장한 비전은 그 이름만으로도 꽤나 흥미로운 상상력을 자극하죠.
하지만 시선을 돌려보면, 현실의 XR 시장은 그저 여유롭게 칵테일을 마시며 밤하늘의 별을 구경할 수 있는 낭만적인 휴양지가 아닙니다. 공간 컴퓨팅이라는 차세대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자의 철학과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치열하게 부딪히는 냉혹한 전쟁터에 가깝습니다.
비교적 평화롭게 미개척지를 선점한 메타 외의, 다른 거대 IT 공룡들은 과연 연구실 깊은 곳에서 어떤 코드명을 붙였을까요?
이번 XR 코드네임 해석학개론: 확장 편에서는 아직 비밀병기에 가까운 타 빅테크들의 코드명과, 그 뒤에 숨겨진 생존 전략들을 - 비공식적으로 - 해독해 보려 합니다.
첫 번째는 애플입니다. 비전 프로를 기함으로 하여 ‘공간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보급하고, 메타의 XR 헤게모니에 탑승하는 대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애플.
사실 그들은 XR 기기들의 코드명에 특별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보다 더 큰 규칙이 있는데요, 알파벳입니다. 애플은 하드웨어를 개발할 때, 외부에서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알파벳과 숫자를 붙이죠.
이 규칙은 문자 그대로 알쏭달쏭합니다. 주로 M, N, B, J, D, V 등을 사용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이폰 17e부터, 폴더블 아이폰, 그리고 아이폰 18 라인업까지, 각각 V157, V68 등의 V + 숫자 코드명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아이폰 라인업은 항상 같은 알파벳인가? XR 기기들은 전부 특정 알파벳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하나 보시죠.
Gurman: 'Apple Reality Pro' to Be First of Three Apple AR/VR Headset Devices
애플이 HMD를 만든다, 즉 비전 프로에 대한 이야기는 2022년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다만 초창기에는 이름이 다르게 불렸는데요, 위의 기사를 직접 인용하자면…
이 기기들 중 첫 번째인 N301은 거먼이 "애플 리얼리티 프로(Apple Reality Pro)"라고 부를 것으로 예상하는 제품입니다. 애플 리얼리티 프로는 메타의 곧 출시될 퀘스트 프로 헤드셋에 대한 애플의 "고급 경쟁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602는 첫 번째 애플 리얼리티 프로 헤드셋의 후속 모델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N421은 애플이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증강 현실 안경이지만, 거먼은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애플은 주로 XR 기기에 N이라는 알파벳을 붙입니다. 추가로 블룸버그에서는 2세대 비전 프로를 N109, 아이폰 연동 보급형 VR에는 N107이라는 코드명이 붙었다고 전했어요.
Apple's 2026 and 2027 Product Roadmap: Foldable iPhone, iPhone 18 Pro, M5 Macs, and More
같은 곳의 2025년 12월 글인데요, 여기서는 N50이었던 AI 스마트 글래스가 N401로 코드명이 변경되었고, 비전 프로의 라이트 버전인 비전 에어Vision Air는 N100이었으나 잠정 중단되었으며, 제대로 된 AR 글래스인 N421 역시 중단, 그 외에도 위에서 언급된 N107과 N109까지 중단 또는 폐기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살아남은 로드맵 위의 애플 XR 코드명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