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미래다” 라며 온갖 호들갑을 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들은 여전히 그 꿈을 꾸고 계신가요?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메타버스 플랫폼 선점을 외치며 눈에 쌍심지를 켜는,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언제 그랬었냐는 듯 발을 빼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메타버스에 희망을 거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만, 현 상황에서는 확실히 선언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메타버스는 돈이 안된다”
하지만 정작 ‘그 비슷한 걸 이미 수십 년째 하고 있는 서비스’ 가 있다는 사실은 자주 잊혀집니다. 수천 명이 생활하고, 협력하고, 경쟁하는 가상의 공간. 바로 MMORP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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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게임즈 '오딘:발할라 라이징',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웹젠의 '뮤 아크엔젤2',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크로니클' (출처 : 각 사)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는 수백에서 수천 명의 유저가 동시에 접속해 같은 가상 세계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함께 전투하고, 아이템을 거래하며 모험을 즐기는 온라인 게임 장르입니다. 흔히 말하는 ‘길드’, ‘레이드’, ‘파티플레이’, ‘필드 보스’ 같은 개념이 익숙하다면 MMORPG를 해본 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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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 : 요새 MMORPG를 누가 함? ??? : 그래도 아예 시작도 못 한 서비스랑 비교하는 건 좀…
실제로 그럴지도 모릅니다.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한국에서 주로 플레이되던 MMORPG들은 이미 ‘30대 이상 과금 유저들이 하는 게임’ 이미지가 되어 있죠. 심지어 귀여운 그래픽과 온갖 밈으로 수명을 이어오는 메이플스토리, 신세대 MMORPG로 이미지 변혁을 성공해냈던 로스트아크 등의 경우에도 청소년들과 젊은 게이머들이 주도적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이전과는 달리 자주 볼 수는 없습니다. 이는 외국의 경우에도 똑같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또한 MMORPG 서비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을 쓸어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메타버스 서비스들과는 비교가 불가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도 수백만 명의 유저들이 이 서비스 안에서 모험을 즐기고, 사회를 이루고,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MMORPG라는 장르가 어떻게 여전히 건재한지, VR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MMORPG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접속하는 것에 그치는 서비스였다면, 이렇게까지 성공했을 리는 만무합니다. 아닙니다. 오직 MMORPG라는 서비스만이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MMORPG만의 DNA는 바로 ‘사회적 경험’과 ‘끈질긴 생존력’ 이고, 이 특성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MMORPG의 핵심은 바로 커뮤니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