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전한 우리 집?

물론 집에 앉아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 앉아서 케이크를 먹으려는 게임, [La Madriguera]

물론 집에 앉아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 앉아서 케이크를 먹으려는 게임, [La Madriguera]

추운 겨울이 한창인 지금, 우리는 따뜻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와 달리 요즘은 집에만 있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를 통해 여가를 즐기고 배달의 민족 등의 배달 어플을 통해 현관문 앞까지 내가 먹고 싶은 메뉴가 배달이 되죠.

하지만 이렇듯 나만의 보금자리,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것만 같은 집이 누군가의 범죄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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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현대 범죄라고 하면 보이스피싱이나 전세 사기 같은 지능범죄를 먼저 떠올립니다. '도둑질'이나 '빈집털이'는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다릅니다.

2025년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능범죄뿐만 아니라 절도 범죄 역시 2022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입니다. 즉, 절도는 지나간 문제가 아닌, 지금도 고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심지어는 절도가 아니어도 최근 이슈화가 된 스토킹 범죄, 주거침입 사례 등이 우리 주변에서도 들려오기도 하죠.

더욱 심각한 문제는 범죄 발생 장소입니다. 길거리를 제외하면, 아파트보다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연립·다세대주택이 범죄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장소로 꼽혔습니다. 즉, 우리가 무방비하게 쉬고 있는 집에서도

출처: 범죄예방디자인연구정보센터

출처: 범죄예방디자인연구정보센터

물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범죄예방 환경설계,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가 있습니다. 이는 감시, 접근 통제, 영역성 강화 등을 통해 공간을 설계함으로써 범죄 심리를 위축시키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자면, 2019년 개정된 범죄예방 건축기준은 담장이나 난간의 구조를 법적으로 규제하여 침입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건축가 등은 집의 구조를 계획해야 합니다. 법률적으로도 그 근거들이 갖춰져 있죠. 하지만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그러면 그 기준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요?

범죄-공간에 대한 연구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연구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 정석적이지만 재미있습니다.

출처: 범죄예방디자인연구정보센터

출처: 범죄예방디자인연구정보센터

예를 들자면, 지리정보체계GIS를 활용한 범죄의 물리적 특징 분석, 그리고 공간의 구조와 사람의 시야 등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공간구문론Space Syntax 등이 있습니다. 이 방법론들은 수치 상으로 결론이 정해지기 때문에 비교적 객관적인 결과들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세부적인 디테일을 챙기지 못하는, 개괄적인 역할을 하죠.

대신 직접 현장 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체크리스트를 제작하여 직접 필드에 나가 조사를 하기도 하고, 주민들에게 탐문을 하는 것도 기본입니다. 조금 더 깊게 연구를 한다면, 일종의 **에스노그라피(참여관찰)**를 작성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결국 연구자의 시각이라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습니다.

영화 [암수살인]의 한 장면. 당연하게도 범죄자 대상 연구 시에 이런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영화 [암수살인]의 한 장면. 당연하게도 범죄자 대상 연구 시에 이런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실제로 절도범들을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범죄자들을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범죄자들이 인터뷰를 정확히 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사진과 영상 등을 사용하여 범죄자들에게 공간을 보여주는 것은 불완전한 재현입니다.

그래서, 범죄 예방 설계 분야에서는 차세대 연구방법으로 VR 실험이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신 연구를 하나 같이 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