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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_ ‘좋아한다’는 인간의 본능

사람은 사람 없이,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좋아하고, 또 사랑하며 살아 갈까요?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인간은 철저히 사회적 동물이며, 관계 맺기를 통해 존재를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좋아한다’는 감정은 단순한 취향이나 기호를 넘어, 인간 본성에 존재하는 본능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애착의 대상을 찾고, 그와 가까워지고자 하며, 더 깊이 연결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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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이러한 애착의 대상은 종종 ‘아이돌’이라는 존재에 집중되곤 합니다. 무대 위 아이돌을 향한 열정과 애정은 개인의 즐거움을 넘어서, ‘덕질’이라는 형태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력있는 문화로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좋아하는 아이돌을 ‘덕질’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 현대적으로 발현된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돌 덕질이 매체와 기술의 변화를 거쳐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그리고 오늘날 한국의 아이돌이 VR이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쓰이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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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 라디오에서 유튜브까지, 덕질의 진화

덕질은 언제나 시대의 매체와 함께 진화해왔습니다.

라디오가 대중문화의 중심이던 시절, 팬들은 목소리를 통해 스타와 연결되었습니다. 1980~90년대 라디오 DJ로 활약한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같이, 당시 덕질은 최애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으며 자신이 보낸 신청곡이 방송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하며 사연을 보내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당시는 무대를 가지 않고는 직접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를 들으면서 멀리있는 스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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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0년대, TV 매체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덕질은 보는 즐거움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젝스키스, 핑클, S.E.S. 같은 1세대 아이돌이 음악방송 무대를 통해 대중 앞에 서기 시작했고, 1996년 H.O.T.의 등장은 한국 아이돌 팬덤 문화를 본격적으로 열었습니다. 팬들은 응원봉과 풍선을 들고 ‘인기가요’ 무대를 함께 관람하거나 팬미팅에 직접 참여하며, 현장에서 같은 무대를 보며 열광하며 집단적인 차원으로 덕질의 개념은 확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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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인터넷의 보급으로 아이돌과 팬 사이의 거리는 한층 가까워 졌습니다. 다음 팬카페, 싸이월드를 중심으로 실시간으로 정보가 오가고, 팬아트와 팬픽같은 2차 창작물이 활발히 공유되며, 팬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자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돌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같은 팬들과 공유하며 아이돌 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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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에 들며 유튜브와 sns는 이 흐름을 전 세계로 확장시켰습니다. 소녀시대, 빅뱅 등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해외 팬들에게 다가가며, K-팝은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여 전세계적으로 팬층을 확대시켰습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같은 SNS가 활성화되며 팬들은 온라인에서도 아이돌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